새들 중의 말썽꾸러기
영국 주재 「깨어라!」 통신원 기
광택이 나는 검은 깃으로 덮인 ‘유럽’산 찌르레기는 다루기 힘든 새이다. 이 새는 항상 갖가지 소음을 낸다. 조금만 놀라도 곧 날아 도망가기는 하지만, 금방 다시 날아와서 법석을 떨며, 아랑곳 없다는 듯이 활발하게 꼬리를 세우고 걸어다닌다!
이 다투기 좋아하는 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닭에게 모이를 주면 이들이 떼를 지어 내려 와서 먹이를 훔쳐먹는 버릇이 있다. 이 새의 울음 소리가 귀에 거슬려 밤새 잠을 못 잔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찌르레기는 농작물에도 손해를 끼친다.
영국 ‘킨버’의 4‘핵트알’이나 되는 낙엽송 조림 지역에 찌르레기가 약 200만 마리씩 날아와서 잠을 자곤 하는데, 결국 15년 생 낙엽송 30,000주를 죽이고 나서야 흩어진 일이 있다.
딸기, 과실, 곡물, 기타 다른 작물도 찌르레기의 습격 때문에 손해를 본다. 어느 농부는 이렇게 한탄하였다. “수백만 마리 씩 날아들어오는 새들을 막는 것은 마치 비를 못오게 막는 것과 같습니다. 금년에 총과 탄약에 소요된 돈만도 2,000불이나 됩니다. 내가 한 일은 겨우 옆 사람의 밭으로 몰아내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찌르레기들은 도시 생활을 좋아한다. 큰 건물에서 나오는 온기(温氣)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는 거대한 무리가 도심지의 잠자리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면 근처 시골로 날아간다. 시골에서 배를 채우고 나서 밤이면 다시 도시의 ‘합숙소’로 돌아온다.
‘와싱턴’ 시에서는 10,000여마리의 찌르레기들이 한 구획 안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길거리와 사람이 더러워진다고 한다. 1929년 미국 ‘후버’ 대통령의 취임식 때 관리들은 행렬이 지나가는 도로에 찌르레기들이 방해를 놀까 염려하였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 때, 취임식 준비 위원회는 가로수에 찌르레기가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약품을 뿌렸다. 이렇게 하는데 8,600불이 소요되었다.
흥미롭게도, 1890년까지만 해도 미국에 찌르레기가 한 마리도 없었다. 그 해에 ‘뉴욕’의 갑부 한 사람이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나오는 모든 새들을 미국에 들여오기로 결심하고 영국에서 찌르레기 60마리를 들여와 ‘센트럴 파크’에 풀어 놓았다. 지금은 수억마리의 찌르레기가 미국 방방 곡곡에 퍼져 있다. ‘벤쿠버’에 이 새가 처음 나타난 것은 1946년이었다. 1950년 후반에 와서는 이미 이 새들이 ‘오레곤’ 주의 서양 감탕나무 숲에 수천마리씩 날아와 앉았다.
곡물이나 건물 위에 이 새들이 날아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갖가지 방법을 다 써 보았으나 거의 모든 방법이 허사가 되고 말았다. 당국에서는 횃불, 고무 뱀, ‘개스’ 풍선, 전기를 통한 전선, 악취나는 화학 약품, 딸랑거리는 방울, 나무 딱따기, 덜렁거리는 ‘심발’, 초음파, 자외선, ‘서치라이트’, 진정제 등등 여러 가지를 사용하였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멜버른’ 시 시청 건물 전면에 찌르레기들이 즐겨 거처를 정하기 때문에, 시 의회에서는 눈에 빛이 나는 무섭게 보이는 올빼미를 만들어 그 곳에 놓았다. 결과는 어떠하였는가? 찌르레기들은 아랑곳 없이 그 위에 마구 앉아버렸다!
찌르레기들이 말썽을 부리기는 하지만 당국에서는 이들을 전멸시키려고 하는 점은 주저한다. 왜냐 하면 찌르레기들이 알풍뎅이와 같은 해충들을 굉장히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다. 그들이 해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해보다도 유익이 훨씬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새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다. 특히 도시 사람들은 이 새들을 보고 즐거워한다. 이 새들이 마치 한 마리가 움직이듯이 급선회를 하고 함께 움직이는 것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또한 이 새들이 여러 가지 소리와 노래를 하는 것을 듣고 감탄하는 사람들도 있다.
찌르레기는 흉내내는 재주가 실로 비상하다. 이들은 44종의 새의 소리를 흉내낸다고 한다! 그 외에 개짖는 소리, 고양이 소리도 흉내낸다. 이들에게 말이나 노래의 곡조를 가르친 예도 있다. 찌르레기를 잡아서 앵무새나 잉꼬처럼 기른 사람들도 있다. 이 새들이 큰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비록 어떤 곳에서 찌르레기를 말썽꾸러기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들이 유익한 점도 있다. ‘유럽’산 찌르레기는 실로 놀랄 만한 새이다.